 진정한 웰빙이란 |
| 2007-0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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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경이 약 200억 광년으로 추정되는 우주에는 지구와 같은 고등동물이 존재하는 혹성이 천문학적인 숫자만큼이나 많다고 한다. 이 상상을 초월하는 공간에는 인류보다 훨씬 발전된 문명을 가진 혹성들이 틀림 없이 있을 터이나 아직 현실적으로 외계인과 접촉한 사례는 없다.
천재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그 이유를 '문명의 발달'과 그로 인한 '자멸론'으로 설명한다. 한 혹성의 문명이 고도로 발달하여 다른 혹성으로 여행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그 혹성은 '문명적으로 불안'해져 스스로 멸망하게 된다는 게 박사의 생각이다.
서울대 이영순 교수는 한 칼럼에서 호킹 박사의 이 설명을 인용하며, 지구에서도 그 '자멸론'이 현실화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교수가 우려하는 것은 인류에 대한 '자연의 대역습'이다. 이 교수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환경호르몬, 사스와 같은 신종 괴질, 각종 화학물질들의 범람을 그 예로 든다.
이 위험요인들이 오늘날 인류에게 던지는 공포는 가위 핵무기의 파괴력에 버금간다는 것이다. 교수의 주장을 듣자면, 이 지적이 현대인의 그릇된 식생활에 대한 분자교정의학자들의 경고와 꼭 빼닮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의료비 문제가 국가재정을 크게 압박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 국민건강 문제로 국가 경쟁력이 총체적으로 훼손되고 있다는 점도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골칫거리다.
이에 뒤질세라 개발도상국들은 그들의 처참한 오류를 답습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그러나 모든 원인 제공자들은 눈 하나 꿈쩍않고 돈을 긁어모으는 '갈퀴질'에 더욱 열중한다. 이보다 더 큰 '문명적 불안'이 또 있단 말인가.
많은 선각자들이 오늘날의 잘못된 음식문화를 인류 최대의 위기로 규정한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이탈리아 슬로푸드협회의 카를로 페트리니 회장이다. 그는 이 위기를 구약성서[창세기]에 나오는 '대홍수'에 비유한다. 이탈리아 환상의 도시 올비에토에서 있었던 슬로푸드 세계대회에서 그는 '노아의 방주'를 건조해야 한다고 역설 했다.
페트리니 회장이 제안하는 노아의 방주란 오늘날의 잘못된 식생활을 깊이 자각하는 일이다.
슬로푸드협회에서는 10년 전부터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를 입안하여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현대인의 식생활이 안고 있는 문제는 감히 '대홍수'에 비견될 만큼 절박하다는 게 페트리니으 주장이다.
그러나 정작 '노아의 방주'를 만들어야 할 대중 소비자는 남의 일인양 무관심하다.
이제 이 책의 결론을 말할 때가 됐다. 처음 길을 잘못 들어선 가공식품 산업은 지난 1세기 동안 '생활습관병'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인류의 건강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이와같은 그릇된 식생활 풍토가 금세기에도 지속된다면 그 결과를 예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미국의 건강 컨설턴트들이 그리는 50년 후의 시나리오는 차마 인용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착찹하다. 하루 빨리 범사회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그 비참한 미래는 곧 현실로 다가온다. 우리가 시종일관 주장해온 '바꿔야 한다'는 명제는 이제 더 이상 강조하지 말자. 중요한 것은 '어떻게 바꿀지'이다.
어떤 방법을 통해 바꿔야 할지 머리를 모을 때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바꾸는 일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 소비자가 바꾸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예를 들어보자. 아질산나트륨을 사용한 햄, 소시지 등을 잠시만 구입하지 말아보자. 이러한 육류식품을 잠시만 집에서 만들어 먹자. 소비자들의 이 뜻은 순식간에 육가공업체에 전달된다. 그들은 당장 이 무서운 첨가물을 빼고 체품을 만들 것이다.
또 인공조미료 범벅인 인스턴트 라면을 잠시만 사먹지 말아보자. 다소 불편하더라도 집에서 국수를 끓여 먹어보자. 라면회사들은 당장 천연조미료로 맛을 내는 연구에 들어갈 것이며, 어렵지 않게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색다른 스타일의 라면을 만들어 낼 것이다. 식용유도 마찬가지다. 슈퍼에서 잠시만 정제된 식용유를 구입하지 말아보자. 우리나라에도 당장 오메가뉴트리션과 같은 회사가 탄생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포함한 문명국의 식품회사들은 언제든 이런 '친환경 식품'을 만들어낼 기술력과 자본력이 있다. 이러한 제안은 일견 현대와 미래 사회의 '스피드'라는 상징어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듯 비칠 수도 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초고속 '디지털 산업주의' 시대에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으라니, 시대착오적인 제안 아닌가? 이 의구심은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부총장 윤은기 박사의 충고가 간명하게 해소시켜 준다. 독특한 '시테크' 이론의 주창자로 뭇 '보보스'들의 갈채를 받고 있는 박사는한 학술대회에서 이렇게 연설했다.
" 진정한 시테크는 '상황적 접근'을 통해 가능합니다. '지금이 빠르게 움직일 때나, 느리게 움직일 때나'를 결정하여 행동하자는 개념이지요. 일하는 직장에서는 스피드를 중시하고 의사결정도 빨라야 합니다. 그러나 여가를 즐길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때는 유유자적 하게 '슬로 문화'를 즐겨야 합니다. 그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식생활이죠."
늘 '빠름'의 중요성을 설파해 온 윤 박사도 음식문화에서는 '느림'을 찾으라고 충고한다.
다시 나의 얘기로 돌아와서 글을 맺고 싶다. 나는 10년이 훨씬 넘게 과자를 비롯한 각종식품 탐닉자로 생활해 왔다. 나는 그 식품들이 신체적, 정신적 건가에 어떤 영햐을 미치는지 몸소 체험한 사람이다.
아들 문제의 식품을 일절 입에 대지 않은 지 약 4년이 경과한 지금, 나의 건강상태가 어떻게 호전됐는지 정확히 느끼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또한 슈크림이라는 과자를 직업적으로 먹어온,내가 매우 좋아하는 사람을 암으로 잃고 마는 쓰라린 기억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과자회사에 근무하며 평소 내가 존경하던 선배들이 불행한 노후를 겪는 사례를 수없이 보아온 사람이다.
나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나의 경험을 가끔 이야기 하곤 한다.
물론 가공식품을 먹지 말라는 충고의 이야기이다. 그들의 대부분은 겉으로는 동의하지만 여간해서 실천해 옮기지 않는다. 그들 가운데 가끔 나의 이야기에 크게 동의 하면서도 현재 누리고 있는 '편리성'의 가치가 '수명을 몇년 줄이는 것'보다 더 클지 모른다고 반론을펴는 사람도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착각'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생활습관병이란 그렇게 간단한게 아니기 때문이다. 잘못된 섭생이 불러오는 재양 속에는 '고통스런 노년의 연장'이라는 더 고질적인 불행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나의 생활습관병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내 가족의 문제고 내 이웃의 문제며, 나아가 내 주변 모든 사람에게 문제가 되는 커다란'사회악'의 하나다.
그 뿐만이 아니다. 여기서 우리가 결코 간과하면 안 될 일이 또 있다.
그 것은 바로 '그릇된 식생활로 인한 문제는 당대에서만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 문제는 유전적인 정보가 되어 착실히 후대로 전해진다. 이 말은 비록 나의 생애에는 어떤 위해가 발현되지 않는 다 해도 2세 이후 언젠가는 결국 치명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텐거의 고양이' 실험에서도 이점은 확인 되지 않았던가.
바야흐로 '웰빙'시대다.
또 언론에서는 최근 '헬스테크' 라는 용어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하지만 아직도 웰빙이니 헬스테크니 하는 말이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인 듯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이 개념을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이 바로 식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웰빙이요 헬스테크다.
가공식품에 들어 있는 유해물 문제, 영양결필 문제를 정확히 알고 그 위해요인에 적극대처하는 일이야말로 이 시대의 가장 현명한 웰빙법이다. 그것은 처음에는 다소 불편하고 시간 투자가 필요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결과가 주는 '선물'은 자못 위대하다.
아무쪼록 우리나라에도 푸알란과 같은 훌륭한 식품 기업인이 다수 탄생하기를 기대하며, 이졸저가 많은 분들의 섭생에 도움이 되고 미력하나마 건강사회 구현에 이바지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 자신을 고칠수 있게 해준 안병수씨책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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